시 봄이 휘이익 -송명희 180325

시 봄이 휘이익 – 송명희
년도별/예술문학비평

2018-03-25 11:30:40

시 봄이 휘이익 송명희

날 선 높바람이
지이익 지익 벽을 긋던 지난겨울
나뭇잎도 하얗게 질려 말라버리고
우리 손안에는 뜬구름만 가득했다

어느덧 찾아온 봄의 정령
설렁설렁 농땡이 치던 추위가
삐거덕거리며 뒷걸음친다
눅눅한 햇볕 사이로 봄의 소리 참 곱다

짠물에 젖은 머리카락 꾸덕꾸덕한
머킬티오 바닷가 자잘한 모래 위로
삶이 시작된 날과 떠난 날이 새겨진 돌들이
봄빛을 등에 지고 물가로 스륵스륵 미끄러진다

바다와 하나가 되려는 것일까
붉게 달궈진 석양 아래 둥글게 굽어져 샛섬이 돼버린
고집 센 노인의 헛기침 소리가
파도소리에 몽골 몽골 묻혀버리고

스카짓 밸리의 너른 들판에 푸릇푸릇 아귀찬 푸성귀 한 판이 펼쳐지면
눈동자만 반짝이는 아낙들이 몸을 반으로 접고
땀 흘려 봄을 캔다
여름이 휘이익 오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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